[앵커]
서울 명동 거리 풍경이 달라졌습니다.
코로나 이전까지는 중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였는데요.
요즘은 동남아 관광객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습니다.
동남아인을 겨냥한 마케팅 전쟁도 한창인데요.
정현우 기자가 경제카메라에 담았습니다.
[기자]
필리핀 관광객이 자장면을 먹는 모습을 사진으로 담습니다.
[알리아 / 필리핀 관광객]
"한국 드라마에서 보니까 맛있어 보였어요. 그래서 한국에 가서 자장면 먹을 수 있는 곳을 찾아봤어요."
고기를 빼고 만든 할랄 자장면입니다.
[명동 상인]
"채식주의자나 무슬림이나 돼지고기가 들어가서 못 먹으시는 분들이 와서 드셔 보시고 맛있다고 해주고 나름 보람도 느껴지고…"
다른 노점상들도 동남아 관광객을 겨냥해 할랄 음식을 내놨습니다.
[고운광 / 명동 상인]
"인도네시아, 말레이시아 관광객들 많이 늘었고요. 태국, 대만도 많이 늘었습니다. 중국인들이 안 보이시네요."
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 중 동남아 비중은 코로나 전인 2019년의 두 배로 뛰었습니다.
중국 비중이 5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든 것과 대조적입니다.
외교 갈등으로 인한 한류 금지령, 최근 단기비자 발급 제한 등으로 중국 관광객이 급감했지만 빈 자리를 동남아 관광객이 채우고 있는 겁니다.
덕분에 한산했던 경복궁에도 활기가 돕니다.
인근 한복 대여점은 발 디딜 틈이 없습니다.
동남아 관광객 덕분에 코로나 이전인 3년 전 매출의 70% 가까이를 회복했습니다.
[여행 가이드]
"일단 한복이라고 하면 엄청 좋아해요. 거의 요즘에는 필수."
한 면세점은 최근 3개월간 동남아 관광객 매출이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20% 뛰었습니다.
동남아인들이 한국을 찾는 건 한류 영향이 큽니다.
현지 기업에서 포상 여행지로 한국을 택하는 경우가 늘면서 단체 관광객도 많아졌습니다.
[센다티 청 / 현지 여행사 대표]
"한국 드라마, 가수를 보면서 '와' 하거든요. 그래서 한국을 가고 싶어합니다."
단체 관광객이 찾은 식당은 250석이 금세 꽉 찼습니다.
[현장음]
"한 명이 채식이라. (한 명 채식 어디 앉아요?)"
식당 주인은 오랜만에 만난 외국인 관광객들이 반갑기만 합니다.
[정영일 / 관광 식당 업주]
"관광객이 너무 없어서 겨우 겨우 버티고… 올해는 관광이 더 활성화돼서 관광객분들한테 한국 음식을 더 좀 알려드렸으면…"
다만 동남아 관광객들이 지갑을 덜 연다는 점은 한계로 꼽힙니다.
1인당 지출 경비가 중국 관광객의 절반에서 3분의 2에 그치기 때문입니다.
동남아 관광객으로 국내 여행산업이 회복의 물꼬를 텄는데 중국인 입국 재개가 분수령이 될 거란 전망이 나옵니다.
경제카메라 정현우입니다.
연출 : 박희웅 김인혜
구성 : 강전호
정현우 기자 edge@ichannela.com